중국의 투표엔OOO이 없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집권을 가능케 하는 개헌 투표가 99.8%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통과했다. 다시 한번 시진핑 정권의 국가 장악력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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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투표


특이한 점은 표결을 진행할 때 별도의 기표소나 가림막이 없는 것이다. 명목상 무기명 투표지만 투표에 참여하는 전국인민대표단(이하, 전인대) 대표단은 앉은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표결을 해야 한다. 투표는 광학마크판독(OMR) 방식을 이용한다. A4용지 크기의 투표용지에는 표결 목적을 나타내는 문구가 총 8개의 언어(표준어와 7개의 소수민족 언어)로 표기되어 있다. 하단에는 찬성, 반대, 기권란이 인쇄되어 있다. 대표단은 기표용 펜을 이용해 투표한다. OMR 기표 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에 투표용지를 접거나 구길 수 없다. 어떤 표기를 했는지 그대로 보일 수밖에 없다. 투표 감독관이 투표함 바로 옆에서 참관을 하므로 사실상 비밀투표는 불가능하다.


이런 투표방식은 서방 언론과 반(反)중국 단체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하지만 중국인에게 이런 투표방식은 매우 익숙하다. 중국 내 많은 투표가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처음 인민대표를 선출할 때부터 이런 방식을 사용한다. 인민대표는 대학 내 당(党)조직에서 미리 선정한 대표를 선출하는 형식적인 절차일 뿐 우리가 생각하는 투표와는 개념이 다르다.


이번 개헌 투표 역시 2천 9백 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했지만 1시간도 되지 않아 통과됐다. 투표 전, 논쟁이나 토론은 없었다. 국가의 운영 시스템을 개혁하는 중대한 투표였지만 극단적으로 적은 반대표와 기권표가 나왔다. 투표 전 사전 작업(?)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약간의 의심을 해본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报) 등 관영 매체는 이번 개헌이 상당히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투표 전 이미 118번의 서면 보고와 좌담회가 진행 됐으며, 2천 개 이상의 개헌 의견서가 사전에 접수를 통해 검토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식 투표 방식이 과연 합리적일까 하는 질문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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